작은 투자 공부 블로그를 개설했다.

투자에 관심은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년 가을에 접어들 무렵이었다.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사회 초년생이다. 그렇다고 신입사원은 아니다. 회사에 가면 낮밤없이 죽어라 일하며 갈려나가는 선배들과 어르신들을 볼 수 있다. 지금은 나도 그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. 입사하면서부터 지금까지도, 저렇게 워커홀릭으로 살다가 늙으면 결국엔 뭐가 되는걸까 수 없이 생각해왔다.
1. 정치 만렙이거나 능력이 대단한 소수는 회사의 임원정도 되는 중역이 될 것이고,
2.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버틴 사람들 중 일부는 중간 관리자가 되어 부서를 이끌 것이고,
3. 나머지는 만년 차장 비슷한 포지션에서 가정에 필요한 자금을 보태고 있을 것이다.
4. 게다가 1~3번의 사람들도 꽤나 소수고, 나머지는 그 전에 다른 길을 찾아 나선다.
내가 생각하기에 이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무난한 삶은 바로 2~3번이고, 이쯤 돼도 먹고 사는 데는 아무 문제 없다. 2~3번이 되기도 매우 힘들며,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아주 많은 근무시간을 요하고, 자유로운 삶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다.

누구나 일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싶진 않겠지만 여기 사람들은 다들 순응을 한 것인지, 속으로 욕이나 하면서 별 수 없이 버티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러한 생활에 반문을 하진 않는다. 음, 좀 그럴 기질(?)이 있어 보이던 젊은 사람들은 대체로 퇴사를 선택했다. 나는 퇴사를 각오할 자신까진 없다.

내가 원하는 내 미래의 삶은 이런 게 아니다. 근로가 신성하다는 것은 이 사회의 진리일 지 몰라도 현실은 근로소득만 모아서는 '상방이 닫혀있다.' 어차피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수준에 도달하는 게 목표라면 하루 빨리 경제적 자유를 얻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고싶다. 음악을 하고싶다. 제대로 해서 음원 발매도 하고싶다. 이걸로 벌어먹을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좀 늦어도 상관없다. 다만 열정과 체력이 될 때 원하는 일을 하는 그런 생활을 최대한 앞당겨서 만들어내고싶다. 강환국님의 영상들에서도 영감을 받은 게 적잖다.

작년 여름 쯤, 오랜만의 회식 후 거하게 취한 하드워커 선배와 같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가고있었다. 그 선배가 말했다.

'저처럼 되지 마세요.'

취기에 뱉은 아무런 말이었을까? 맥락상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지만, 결국엔 '네가 얼마나 열심히 하던 하는 만큼 보상받지 못할 것이다'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.

그 즈음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. 나는 전자공학과를 나와서 SW개발 직종이 아니고, 확률을 다루는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은 더욱 아니고, 평생 금융과는 멀리 떨어져 살던 사람이었다. CMA가 뭔지도 몰랐다. 그런데 조금 발을 들여 보니 꽤 재미있었고,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야가 보였다. 투자는 일종의 통계다. 한방의 대박은 운의 영역이겠지만, 반복적이고 소소한 성공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영역임을 알게 되었다. 컴퓨터와 친한 업무 환경+전공을 살려 지금은 확률, 계량 투자, 파이썬 프로그래밍 등 필요한 내용을 하나하나 공부해 나가려고 노력중이다.

이 블로그는 그 과정에서 공부할

  • 경제적 자유
  • 자산 배분/포트폴리오 최적화
  • 시스템 트레이딩/매매 알고리즘
  • 전략 검증
  • 자동 매매 시스템
  • 그리고 위에 필요한 파이썬 프로그래밍

에 해당하는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기로 결정했다. 너무 광범위한 주제라는것은 알고있다. 비전공자의 선에서 정말 간단한 것 부터 쓸 것이고, 할 수 있는 데 까지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. 어차피 블로그에 글을 안 쓰더라도 공부는 계속 할거니까.


사실 이 블로그는 퇴근 후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행동장치가 되길 기대하고 만들었다. 용두사미가 될 것 같아 겁난다. 일단 게임부터 완전히 접자. 그리고 일 좀 더 열심히 해서 한시간이라도 빨리 퇴근하자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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